오사카에선 3끼도 모자라... 먹는 것에 진심인 하루 코스 (2)
‘쿠이다오레(먹다가 망한다)’의 도시 오사카. 타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만이 전부가 아니다.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소울 푸드부터 2024년 가을 문을 연 따끈따끈한 신상 맛집까지. 하루 종일 행복하게 먹부림 여행 떠날 수 있는 완벽한 미식 로드맵을 제안한다. 오사카 남부에서 출발해 기타하마의 트렌디한 감성을 거쳐, 우메다의 새로운 숲에서 마무리하는 꽉 찬 하루 코스다.
- 여행의 시작은 오사카 남부(미나미) 지역의 찐한 해장 문화이자 소울 푸드인 ‘카스 우동’이다. 다이코쿠초 인근에 위치한 ‘에비스야 본점’은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숨은 맛집이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아브라카스(Aburakasu)’다. 소의 곱창을 저온에서 장시간 튀겨 기름기를 뺀 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게 만든 것으로,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와 콜라겐 특유의 감칠맛이 우러나온다. 에비스야의 우동은 맑은 관서식 다시(국물)에 이 아브라카스를 듬뿍 넣어 깊은 맛을 낸다. 유자 가루를 살짝 뿌려 먹으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뒷맛을 상큼하게 잡아준다. 아침 9시 30분부터 문을 열어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하기 좋다.
- 배를 채웠다면 오사카의 옛 정취가 가장 짙게 남아있는 신세카이 본통 상점가를 둘러보자. 타임머신을 타고 쇼와 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곳은 츠텐카쿠(통천각) 타워가 정면으로 보이는 최고의 포토 스팟이다. 화려하고 입체적인 간판들, 줄지어 늘어선 쿠시카츠(꼬치튀김) 가게들, 그리고 거리 곳곳에 울려 퍼지는 활기찬 소음이 오사카 특유의 바이브를 완성한다. 상점가를 거닐며 가벼운 간식이나 레트로 오락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소화가 되는 기분이다.
- 오사카의 북쪽, 기타하마로 이동하면 분위기는 180도 바뀐다. 도사보리 강을 따라 늘어선 ‘기타하마 카페거리’는 런던이나 브루클린을 연상시키는 붉은 벽돌 건물과 세련된 카페들이 즐비하다. 나카노시마 공원의 장미 정원과 강물을 바라보며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것이 이곳의 룰이다. ‘모토 커피(Moto Coffee)’나 ‘브루클린 로스팅 컴퍼니’ 같은 명소들이 강변 테라스석을 갖추고 있다. 꼭 카페를 가지 않더라도 골목 골목 포토 스폿에서 이국적인 사진을 남겨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근사하다.
- 기타하마의 랜드마크이자 카레 마니아들의 성지인 ‘옥시모론’은 창밖으로 강을 조망하며 차분하게 드라이 카레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2025년 '타베로그 카페 100선'에 선정될 만큼 현지인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에스닉 소보로 카레(Ethnic Keema Curry)’다. 고슬고슬하게 볶은 드라이 키마 카레 위에 고수(취향에 따라 쪽파로 변경 가능)와 견과류, 신선한 야채가 산더미처럼 올라간다. 향신료의 알싸한 풍미와 야채의 아삭한 식감이 어우러져 중독성 있는 맛을 선사한다. 식사 후에는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인 클래식한 ‘커스터드 푸딩’으로 달콤하게 마무리하는 것을 잊지 말자. 워낙 인기가 많아 대기가 있을 수 있으니 여유를 갖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카레의 향신료로 알싸해진 입안을 달래줄 디저트 타임이다. 센니치마에(난바 지역)에 위치한 ‘mou x mou(무무) 밀키 파라다이스’는 우유 본연의 맛에 집중한 신상 소프트아이스크림 전문점이다. 미슐랭 3스타를 받은 아소 목장의 신선한 우유를 사용하여 물을 거의 섞지 않은 듯한 묵직하고 크리미한 질감이 특징이다. 한 입 먹는 순간 입 안 가득 퍼지는 진한 우유 향은 일반적인 소프트아이스크림과는 차원이 다르다. 귀여운 젖소 캐릭터 패턴으로 꾸며진 매장과 몽글몽글한 아이스크림 비주얼은 인증샷을 남기기에도 완벽하다. 난바역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 해 질 녘, 우메다의 최신 랜드마크인 ‘그랜드 그린 오사카’로 향해보자. 2024년 9월 선행 오픈을 시작으로 2025년 3월 남관까지 개장하며 오사카 우메다의 지도를 완전히 바꾼 곳이다. 이곳은 단순한 쇼핑몰이 아니다. JR 오사카역 바로 앞에 거대한 도심 공원인 ‘우메키타 공원’이 펼쳐져 있어, 빌딩 숲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도시의 오아시스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감수한 문화 시설 ‘VS.(브이에스)’와 최첨단 상업 시설, 럭셔리 호텔이 어우러져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공원 잔디밭에 앉아 우메다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붉게 물드는 노을을 감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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